아이디어허브, 팬택 등 망한 기업 특허·IP 사들여 해외 진출 中企에 '기술 방패' 역할

입력 2020-06-16 17:26   수정 2020-06-17 01:04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일명 ‘특허괴물’과의 소송에 휘말렸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특허괴물은 지식재산권(IP)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에 붙은 별칭이다. 한국 기업을 괴롭히는 NPE는 많지만 국내 특허를 바탕으로 해외 기업에 권리를 주장하는 회사는 드물었다.

아이디어허브는 국내에서 민간이 처음부터 주도해 세운 첫 번째 NPE다. 휴대폰 제조업체 팬택의 특허 1400개를 사들이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임경수 아이디어허브 대표(사진)는 “국내 기업들의 특허를 바탕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기업의 방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팬택 1400개 특허 확보

한국은 기술 무역수지 만성 적자국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특허 및 실용신안권 무역수지는 18억9000만달러(약 2조2816억원) 적자를 냈다. 보유 특허 수는 세계 4위 수준이지만 전문적인 관리가 부족한 점이 손해를 보는 이유로 지적된다.

한국에서 NPE 회사를 보기 어려웠던 배경으로는 특허 소송이 발달한 미국 등에 비해 특허 침해에 따른 배상금 규모가 작다는 점이 꼽힌다. 국내 기업끼리의 특허 소송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도 한몫했다. 국내에서 결성된 특허 펀드는 해외 NPE의 공격을 방어하려는 목적이 대부분이었다.

임 대표는 “국내 기업 중에서도 해외에서 통할 만한 우수한 특허를 보유한 곳이 많다”며 “잘 활용한다면 충분히 사업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2016년 설립된 아이디어허브는 벤처캐피털(VC) 등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IP를 매입하거나 활용 계약을 맺고 펀드 형태로 운용한다. 권리주장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을 투자자나 특허 보유 기업과 나눈다.

핵심 사업을 바꾸는 기업들이 아이디어허브의 주요 고객사다. 더 이상 활용하지 않는 특허는 가만히 두면 출원 후 20년 뒤엔 무용지물이 되지만 NPE에 맡기면 새로운 수익 창출 수단이 될 수 있다.

팬택처럼 사업을 접은 기업들도 아이디어허브를 찾고 있다. 2012년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 2위까지 올랐던 팬택은 휴대폰 제조를 중단했지만 오랜 기간 쌓은 특허는 들고 있었다. 임 대표는 “팬택은 휴대폰 제조와 무선통신과 관련해 내세울 만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물론 브랜드 자체의 가치도 높다”며 “이를 활용해 올해 본격적인 수익 창출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허우산 서비스 준비

NPE의 불모지로 꼽히는 한국에서 사업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임 대표의 노하우가 있다. LG전자에 엔지니어로 입사한 임 대표는 2003년부터 우수특허 발굴, 매입 및 수익화 업무를 통해 경력을 쌓았다. 미국 변호사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다. 알짜 특허를 골라낼 수 있는 선구안과 인적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아이디어허브는 해외 진출을 노리는 국내 중소기업에 제공하는 ‘특허우산’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해외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특허 관련 분쟁에 휘말리는 일이 많지만 중소기업이 직접 특허를 확보하려면 많은 비용이 든다. 특허우산 서비스를 통해 맞소송이 가능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면 이와 같은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 대표는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과 파트너십 계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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